2012년 10월 24일 수요일

'W' 3월호에 실린 김아중의 '선물' 화보


잡지 'W' 3월호에 실린 김아중의 '선물' 화보 몇장을 캡처했다.
http://www.wkorea.com/

위 주소로 들어가서 회원 가입까지 했는데, 
웹사이트에서는 잡지에 실린 모든 사진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아쉽다.


위사진 마음에 든다. 가슴에 구멍 날 것 같다. 아니, 구멍은 벌써 나있다.^^


 

흩날리는 머리카락. 도망가는 장면이라고 했던가.


기사에 많이 등장한 사진.비밀스러운 분위기가 좋다.


우수에 젖은 눈빛. 말이 필요 없다.


옆 모습이라 아쉽다.


 She's got legs!

이런 사진 보면 생각나는 노래.
ZZ Top - Legs
http://www.youtube.com/watch?v=HH85zttgbGg



(2009년 3월 4일 작성)









원소가 하나뿐인 집합



수학에서 집합이란 그 대상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의모임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집합이 될 수 없다.

아름다움의 정의에 대한 범 인류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든 상대방이 아름다운지 아닌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인지 그 이름들을 마음속에 떠올릴 수 있다.

개인은 자신의 기준으로 자신만의 '집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나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지언정 누구도 그것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정답은 없다. 개성만 존재한다.


나는마음속에 '아름다운 사람들'에 대한 무한 집합을 품고 지냈다.

사실 그게 집합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난 그저 그 단어를 빌리고 싶을 뿐이다.


어렸을 때 TV나 영화관에서 본 수많은 국내외 여배우들.

모두 내 머릿속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집합'의 원소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름이 생각나는가 하면 얼굴만 떠오르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또시간이 흐르면서 원소의 개수는 점점 늘어갔다.


혹시 내가 여기서 무슨 형이상학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기를 바랐는가?

미안하지만 난 그럴 능력도 없고 관심도 없다.


난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혼자 방에 앉아 무료한 시간을 죽이고 있던, 시간이 무한정 지속될 것 같던 늦 여름 오후.

2007년 9월, '미녀는 괴로워'를 인터넷으로 두 번째 보고야만 날.

내 '아름다운 사람들' 집합을 구성하고 있던 그 수많은 이름이 '김아중'이라는 이름 앞에

툼레이더를 가로막던 허접한 악당들 마냥 속절없이 쓰러져 갔다.

그날 이후 수많은 여배우가 '한 때 내가 좋아하던'이라는 수식어를 이름 앞에 달게 되었고,

내 가슴 속에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집합'에는 단 하나의 원소만 남게 되었다.


'김 아 중'.


앞으로 오랫동안 원소의 개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아마 이럴지 모르겠다.

"놀고 있네."

그래, 난 놀고 있다.

당신의 시간을 훔치며 놀고 있다.

심심하니까.




시간을 멈추게 하기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공휴일.
일찍 일어날 필요도, 어디 갈 데도 없을 때, 시간은 마냥 늘어진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이미 해가 뉘엿거리는저녁.
후회가 쓰나미가 되어 밀려온다.

아, 난 또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내 소중한 인생의 하루를 또 어떻게 보내버린 것인가.

1. 닌텐도 DS 하기
두뇌 어쩌구 하는 게임은 흥미가 없다.
내 두뇌를 더 계발해서 뭘 어쩌겠나.
'파이널 판타지', '젤다'가 취향이다.
난 '마리오'도 못하겠다.
한 시간쯤은 어렵지 않게 간다.
목이 뻣뻣해지면 한 시간 간 것이다.

2. 방 청소하기
아침의 진공청소는 밤새 떠들고 아침에야 잠을 자는 옆집 사람들에 대한 상쾌한 복수다.
그런데 내 작은 방 청소하는 데는 15분도 채 안 걸린다.
또 뭐로 쟤들을 깨우나...

3. 요리하기
멸치, 양파, 감자, 두부, 마늘만 있으면 된장찌개를 만들 수 있다.
재료 썰어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거의 인스턴트 식품 수준이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닌텐도 DS.
한 번 만들어 놓고 빵을 찍어 먹으면 퐁듀가 부럽지 않고,
국수와 비비면 스파게티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4. 잠자기
이도 저도 귀찮으면 잠을 잔다.
하지만, 어둑해진 방에서 다시 눈을 뜨는 것처럼 허무한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그때 밥이 없는 것을 깨달았을 때,
엊그제 만든 된장찌개는 점심으로 다 먹어버린걸 기억해냈을 때 ...
아, 삶은 이렇게도 단순한 것이다.

5. 블로그질하기
이거 정말 괜히 시작했다.
닌텐도 DS는 레벨이라도 올라가는데, 이건 그런 것도 없다.
왜 하는지에 대한자괴감에 휩싸인다.
우리는 모두 외로운가 보다. 나나 당신이나.

6. 시간을 멈추게 하기
이 모든 삶의 가벼움이 머리를 어지럽힐 때,
USB 메모리에 겹겹이 숨김 파일로 고이 간직한 김아중사진들을 본다.
그 큰 눈망울이 내 눈 속에 가득 차오르면
주위 사물이 사라지고, 컴퓨터 화면도 사라지고, 모든 것이 침묵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초침이 정지하는,
시간이 우주의 암연 속으로 사라지고,
존재가 영원과 조우하는 그 순간이 꿈결처럼 찾아온다.

... 찾아온다.



김아중 화보, 'W' 3월호를 샀다.



그런 잡지가 있다는 것은 그때 처음 알았지만, 
2월 초부터 'W'라는 잡지 3월호를 기다렸다.
'W'가 도대체 뭔 뜻이여?...
뜻은 잡지를 사면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책을 손에 쥔 지금도 모른다.

사실 이젠 알고 싶지 않다.
알면 뭐하나, 어디 써먹을 것도 아니고...

어제 혹시나 하는 생각에집 근처 책방에 전화를 해봤었다.
"더블유라는 패션잡지 혹시 있어요?"
"아, 잠시만요. 좀 찾아볼게요..., 음..., 아, 한 권 남았네요."
"3월호요?"
"예"

... 오호, 벌써 나왔네. 아니 그런 조그만 서점에도 그런 잡지가 다 있었나? 
... 나만 모르던 잡지였나?

의외였다.
당장 뛰어가서 가져오고 싶었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뭐든 기다릴 때가 정말 행복한 법이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 그 책방에 가보니 한 권 남았던 것이 그새 팔렸단다.

... 아니 그런 책 사가는 놈도 다 있네...

결국 차 타고 좀 더 멀리 떨어진 서점으로 가서 샀다.
6,500원. 
생각보다 싸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는데 
눈에 들어와 시리도록 박히는사진.

아, 김아중!...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칠흑같이 검은 코트와 단발머리, 선글라스와 하이힐, 짙은 화장과 커다란 눈동자.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김아중이 거기 있었다.
차가운 듯 따뜻한 김아중의 야누스적인 모습을 십분 이끌어 낸 '김지운' 감독,
그 결정적 순간들을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조선희' 사진작가.
고마운 사람들이다.

비록 화보의 목적은 협찬받은 제품 선전이고 '풀 샷'이나 정면 사진은 거의 없지만,
사진마다 감각적인 누아르 분위기가 일품이다.
김아중의 새로운 카리스마가 종이 밖으로 뚝뚝 흘러내린다.

이 화보는 오랫동안 김아중의 새로운 이미지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진정한 '선물'이다.
팬이라면 꼭 봐야하고, 보고 나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이미지들이다.
종이 재질은 매우 아쉽지만, 그렇다고 책값이 아깝지는 않다.

채널 CGV에서 방영할 영상이 정말 기대된다.
아마도 그건 '축복'쯤 되리라.
그게 한 2시간짜리 영화라면 얼마나 좋을까?

(2009년 2월 26일 쓴 글)



김아중 목소리는 하나의 음악이다.



그렇다. 난 지금 매우 한가하다.

그래서 또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김아중 목소리는 음악이다."

누구나 그 '크레타 사람처럼 먹어라'란 프로를 기억할 것이다.
김아중 얼굴은 나오지도 않는다던 그 프로를 수없이 많은 팬이 보고야 말았다.

하지만, 크레타에서 무얼 먹던 무슨 상관인가?
올리브유에 밥 말아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말이다.

... 아니, 혹시 그러라는 것인가? 그런 거였나...?

그런데도 봤다.
올리브유보다 더 매끄럽던 그 목소리.
가슴으로 들어와 파도처럼 물결치던 그 목소리.

... 아닌가...?

김아중은 하나의 음악이다.

눈을 감고 있으면 마음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나의 음악이 들려온다.

"가슴을 찢어놓고 휴지로 되겠어요?"

... 난 더 찢어질 가슴도 없다.

난 김아중이 왜 노래를 하지 않는지 알 것 같다.
자비심 때문이다.

불쌍한 가수들 그냥 먹고살도록 놔두려는 것이다.
김아중이 노래를 하면 누가 감히 그 앞에서 자신을 가수라고 할 수 있겠나?
소속사에서 다 잘린다.
하해와 같은 자비심이다.

다른 어떤 것으로도 신이 내린 목소리를 묵히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정 뜻이 그러하다면, 이제 노래CD는 요구할 수 없다.
마음이 고와 그런 걸 어쩌겠나?

대신, 책 읽어주는 CD는 어떤가?
가만가만 김아중이 읽어주는 '콩쥐 팥쥐, 김아중 전래 동화집'.
한여름밤 불 끄고 듣는 '김아중 추리소설 극장'.
낙엽 지는 가을에 듣는 '김아중 애송시 모음'.
깊어가는 겨울밤 따끈한 아랫목에 누워 듣는 '김아중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101가지 이야기'.

... 벌써 눈물이 날 것 같다.

아니면 아무 밥상 내레이션 CD라도 좋다.
'스타들의 밥상. 김아중처럼 먹어라.'
올리브유로 국을 끓인다 해도 따라하겠다.

아니 그냥 웃는 소리 CD도 좋다. 
숨 쉬는 소리 CD도 ... 이건 좀 그렇다.

CD 한 장이 있다면 좋겠다.

차 안에서도 듣고, 산책하면서도 듣고, 자면서도 듣고 싶다.
하나의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
하나의 음악으로 나를 감싸고 싶다.



김아중의 단편 영화 '선물'을 기다리며



단편 영화 '선물'에 관한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2월 초였다.
전격적으로 캐스팅이 이루어졌고,
강남 일대에서 촬영한다는 소식은 김아중 팬으로서 가뭄의 단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어떤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지매우 궁금했다.

기다리면서 예전 사랑초 CF에서 보여준본드걸 이미지를 상상해 보기도 했고,
안젤리나 졸리 스타일의 여전사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이미지에 어울리는 배우는 김아중이 제일이다.
아마도 '선물'의 '김지운' 감독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나 보다.
뭐 사람 보는 눈이야 다들 서로 비슷한 것 아니겠나.

어제 공개된 스틸 사진 두 장은 기대 이상이다.
내가 상상한 모습과는 다소 다르지만 김아중의 또 다른 매력이 뿜어져 나온다.

다리를도도하게 꼬고 앉은 사진 속 김아중의 눈빛.
예사롭지 않다.

영상이 공개되면 확실하겠지만 김아중의 눈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순수해 보이다가도 카메라 각도에 따라 더할 수 없이 유혹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따뜻하다가도 어느 순간 차갑게 변하기도 한다.

신비롭다 못해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스틸 사진 두 장에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보는 것도
이 봄기운이 완연한 오후에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3월이 정말 기다려진다.

그나저나 'W' 라는 잡지 3월호는 또 어디 가서 아내 몰래 사야 하나...?



김아중의 '단편 영화 '선물'에 관한 잡담



단편 영화 '선물'의 관련기사가 많이 나왔으니 읽어 본 사람은 이미 읽었을 테고...

'선물'은 단편이라지만 참 오래 기다린 영상이다.

나 같은 김아중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선물이다.
다음 달이라니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겠다.

얼마 전 '유미'의 뮤직비디오로 오랜만에 김아중을 보기도 했지만 너무 짧았다.
이번 것은 한 10분 정도의 분량이라니까 김아중 영상에 대한 갈증을
아주 조금은 없앨수 있을 것 같다.

DVD로도 나온다면 좋겠는데, 그런 소식은 아직 없으니 TV에서 녹화하는 수밖에 없다.

요즘 '홈드라마' 채널에서 '별난 여자 별난 남자'를 방영하고 있는데 
이거 한 번 보려면 아내의 눈총이 심각하다.
아내도 이미 내가 김아중 팬이라는 것은 알지만 
같은 프로를 계속 보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무척 참기어려운 모양이다.

며칠 전에도 말 김에 이제 단편 영화가 나올 것이고 
새 영화도조만간 찍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더니 아내가 매우 반긴다.
제발 자기도 다른 것 좀 보자는 것이다.

이제 '선물'을 하게 되면 녹화해 놓고 무한 반복 시청을 하게 될 텐데 
아내가 몇 번까지 참아줄지 모르겠다.

내가다시 보는 것을아내가 알게 되면 또핀잔이 이어지겠지만, 
내가 들킬 때까지몰래 볼 횟수는 나도 짐작키 어렵다.

난 왜 이리 김아중이 좋은가.
그것이 나도 알고 싶다.




김아중은 예쁘다.




나는 가끔 세상을 향해 이런 말을 하고 싶다.

"김아중은 예쁘다."

왜? 할 일 없을 땐 그냥그러고 싶은 거다.

노골적으로, 뻔뻔하게.


당신도 나처럼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에 나와

TV도 라디오도 없는 방에 혼자 앉아 있어 보시라.

절로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장미를 보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 붉은색이 아름답다거나,

꽃잎의 휘어진 모양새가 절묘하다고 분석하기 시작하면

이미 장미의 아름다움을자신에게 강요하고 최면 거는 것이다.

장미를 아름답게 보는 옳은 방법이 절대 될 수 없다.


장미는 그냥 아름답다.

거기에 이유를 붙일 수 없다.

장미의 아름다움을 분석해줘야 이해되는 사람이라면 내 말을 모를 것이다.


"김아중은 아릅답다."

거기 그렇게 있는 것 자체로, 온 존재 자체가 송두리째 예쁘다.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서 있어도 예쁘다.

앉아있어도 예쁘다.

누워있어도 예쁘다.

자고 있어도 예쁘다.


김아중은 거기에 그렇게 있다.

그저 피어있을 뿐이다.

더 무엇이 필요하랴.


"김아중은 예쁘다."

난 이런 말을아무에게도 하지 않는다.

다행이면서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 답답증이 생긴다.

어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땅을 파고 소리치고 싶다.


"김아중은~~ 예쁘다~~."


언젠가 갈대밭에 가거나, 대나무 숲을 지날 때,

또는 산비탈 단풍나무 밑을 홀로 걸어갈 때 귀 기울여 들어보시라.

그때 아마 나뭇잎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온 세상이 비밀스럽게 속삭이는 소리를들을 수 있을 것이다.

"김아중은~~ 예쁘다~~."



김아중씨를 생각나게 하는 고사성어들




고사성어 중에서 김아중 씨를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 눈에 띄는군요.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도 있고 그냥 막연히 저 혼자만의 느낌으로 연상되는 것도 있습니다.

1. 해어화(解語花)

경국지색절대가인월태화용(月態花容), 등 미인을 나타내는 말들은 몇 가지 들어봤지만 
이것은 최근에 처음 본 단어이면서도 시적이기도 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중국 당나라 현종이 자신의 애첩인 양귀비를 지칭해서 
한 말이랍니다당시에 TV가 있어서 까만콩차 CF라도 봤다면 현종이 양귀비를 보고 
이런 말을 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여성을 다소 비하하는듯한 느낌도 들지만
이 말을 듣고 김아중 씨가 연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2. 월명성희(月明星稀)

달이 밝으면 별빛이 희미해진다.’라는 뜻이고
능력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주위 사람들의 존재가 약해진다는 의미랍니다
김아중 씨 때문에 다른 모든 여배우들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을 정확히 형용한 말이지요.
근래에 주워들은 고사성어 중에 상당히 마음에 드는 것입니다.

3. 천의무봉(天衣無縫)

하늘의 옷은 바느질 자국이 없다.’라는 뜻이라는데 그 유래는 이렇다고 합니다
옛날에 곽한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천상의 직녀가 찾아와 같이 지내기를 
요구하더랍니다경사난 것이죠한 일 년 같이 살다가 직녀는 상제가 정한 기한이 끝났다며
하늘로 돌아갔는데 그 직녀가 입던 옷은 바느질 자국이 없었답니다
곽한은 직녀를 잊지 못해 그 이후에는 세상 어느 여자에게도 사랑을 느끼지 못했고
자식을 얻으려고 장가를 들기는 했지만 자식도 얻지 못한 채 일생을 마쳤다는 
결말이 슬픈 얘기입니다김아중 씨의 옷은 틀림없이 바느질 자국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들게 하기도 하고 김아중 씨 때문에 곽한’ 같은 사람 여럿 나올 것 같다는 
우려도 들게 하는 고사성어입니다.

4. 아향(阿香)

진나라 사람으로 ’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어느 날 먼 길을 가다 날이 저물 무렵 
어떤 외딴 집을 지나게 되었답니다그 집 앞에 웬 여자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가 
를 보고는 앞마을이 멀고 날도 저무는데 어떻게 가려고 하느냐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는 하루 묵기를 청했다지요여자가 불을 피우고 음식도 준비했는데
밤 여덟 시가 되자 밖에서 어린아이가 아향하고 부르더니관리가 뇌거(雷車)를 밀라고 
당신을 불러오랬다고 하더랍니다그러자 여인은 인사를 하고 나갔고
밤이 깊자 큰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비가 내렸답니다그리고 다음날 새벽 가 
말에 올라 밤에 묵었던 곳을 뒤돌아 보니 새로 만든 무덤이 하나 눈에 띄었을 뿐이라는 
전설의 고향 같은 얘기에서 유래한 말이랍니다
 아향은 뇌신(雷神)을 가리키는 이름이랍니다
이야기가 진부하기는 하지만 새로 생긴 무덤이라는 대목이 애틋하면서도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 일으킵니다 아향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예쁘면서도 
아중과 비슷하고뇌신이라는 비현실적인 존재의 아련함 때문에 
김아중 씨가 연상되는 단어입니다.

5. 경화수월(鏡花水月)

거울에 비친 꽃과 물에 비친 달이라는 의미이며볼 수만 있고 가질 수는 없는 것을 뜻한답니다
이 고사성어에서 제가 김아중 씨를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모두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향과 더불어 뜻을 음미하고 있으면이곳에 들어오는 일이 왠지 허망해지는 고사성어입니다.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중독자의 서시


중독자의 서시


죽는 날까지 화면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김아중의 눈물 한 방울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김아중의 모든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김아중이 뇌리에 스치운다.



김아중 중독자의 대사 외우는 밤



김아중 중독자의 대사 외우는 밤


자정이 지나가는 컴퓨터 화면은

미녀는 괴로워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영화 속의 대사들을 다 외울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대사를

이제 다 못 외우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대사 하나에 추억과

대사 하나에 사랑과

대사 하나에 쓸쓸함과

대사 하나에 동경과

대사 하나에 시와

대사 하나에 김아중김아중,


아중님나는 대사 하나에 아름다운 장면 하나씩 떠올려봅니다

간호사복을 입고 거리로 나서는 상큼한 장면과명품진품반품 이런 유쾌한 대사와

벌써 애기 어머니 같은 정민의 대사와가여운 스토커 장면과백화점

중고차경찰서마리아보랏빛 드레스

마지막 콘서트 이런 애틋한 장면들을 떠올려봅니다.


장면들은 너무나 빨리 지나갑니다.

대사를 적을 시간도 없이.


아중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충무로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글이 올라온 게시판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삭제 버튼을 눌러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외우는 대사는

애타는 마음을 대신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방에도 봄이 오면

쌓여 있는 그리움을 걷어내듯이

내 이름자 적힌 글들도

자랑처럼 게시판 위에 무성할 게외다.


김아중 중독자의 하루

오늘 아침에도 마리아 알람 소리로 잠을 깬다.

욕실로 가면 나를 반기는 것은 팬틴 샴푸. 

샴푸 할 땐 서서 한 손으로 벽을 짚어 본다. 
옷은 다 젖지만 왠지 멋있다. 
얼굴까지 그냥 샴푸로 씻는다.
치약은 아직 마땅한 것이 없어서 양치질은 웬만하면 거른다.

날이 추워지니까 피부가 건조해짐을 느낀다. 

오휘를 사야 할까 보다.

아침은 어제저녁 먹다 남은 피자에땅 피자 한 조각.


차에 시동을 걸고 보니 기름이 아슬아슬하다. 

회사 가는 방향 반대쪽에 있는 s-oil을 넣어준다.
그래서일까 50만 원짜리 내 중고차 잘 나간다.

지난여름 거금을 들여 앞바퀴 두 개를 한국 타이어로 바꿔 달고부터는 

비가 와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난 비 오는 밤이면 빗 속을 마구 달리고 싶지만 좀 무섭다. 
와이퍼가 작동 불량이기 때문이다.

회사 컴퓨터 앞에 앉으면 일단 뉴스 검색. 

오늘 새로운 사진이나 뉴스가 없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새로운 사진은 없다.

이런 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의연해야 하지만 불안하다. 

입맛이 없어서 점심도 대강 회사 식당에서 때웠다.

그래도 후식은 챙겨 먹는다. 쵸코퍼지. 
단 것을 즐기지는 않지만 의무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오후에 오랜만에 고교 동창 녀석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이 녀석 밀항의 전도현 팬이란다.
휴대폰 배터리를 빼버렸다.
난 오늘 내 친구를 버렸다.


퇴근 후에 집에 오니 저녁은 아침에도 먹은 피자에땅 피자. 

심하게 말라있다.두 판을 하루에 다 먹기는 역시 무리다. 
내일 아침에도 먹어야 할 것 같다. 


어느새 컴퓨터 앞에 앉아 또 인터넷 서핑을 하는 

나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사람 발자국이라도 밟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스케줄을 검색 하는 내가 한심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저항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아버지께서 고스톱을 하시려고 내 방에 들어오신다.

나는 고스톱은 12인치 화면으로 하시지 그러냐며 
5년 된 내 노트북을 드렸다.
아버지께서는 고스톱도 데스크톱 24인치지 무슨 소리냐며, 
너도 한때는 24인치로 하지 않았느냐며 우기신다.
나는 외면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따라 들어오신 어머니께 이끌려 노트북을 안고 
안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신 아버지.
난 아버지도 버렸다.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회사에서부터 계속 된 과도한 인터넷 검색 탓에 어깨도 결린다.

난 결국 인터넷 서핑 그만 하고 한 잔 하러 

근처 술집을 향해 집을 나섰다.
도대체 '대한민국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은 눈이나 있는 것이냐며,
한국 영화계의 앞날은 암담하기만 하다며 혼자 개탄하면서 
김치 한 접시를 안주 삼아 참이슬을 마셨다.
어디선가 '러브 샷?'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옆 자리를 치우던 주인아주머니가 나에게 김칫국물을 조금 흘렸다.

미안하다며 얼른 휴지를 들고 닦아 주기에 
김칫국물을 쏟아 놓고 휴지로 되겠느냐며 뿌리치고 얼른 뛰쳐나왔다.
돈은 주고 가라는 다급한 아주머니의 말은 무시했다. 
망설임이란 내게 없다.
난 술값 2,000원을 벌기 위해 나도 버렸다. 
하지만, 이익은 영원하다.

깡 술을 마신 탓인가?

무작정 뛰다 보니 내가 진짜 어디에 와 있는지, 
집은 어디인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하나도. 
내 집이 보고 싶다.

급하게 술집에서 뛰어나오다 탁자에 부딪힌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아파 온다.
걷기 힘들만큼 힘에 겹다. 
눈물이 앞을 가려 온다.
하지만, 그때 꿈을 꾸듯 다가오는 유난히도 밝은, 
어두운 집 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계신 아버지의 담뱃불.

다 털렸다는 한마디를 하시고는 

아버지께서 나를 씁쓸히 올려다보신다.
난 아버지 추운데 이게 뭐예요, 속 옷 다 보이잖아요라며 
옷깃을 여며드리다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설움이 몰려와 
아버지를 와락 안아 드렸다.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들어간 내게 어머니께서 그러셨다.

너 왜 우니?

내 방에 누우니 바람결이 창을 흔든다.

창으로 들어오는 별빛들이 발가락 많이 아파하지 말라며 
잘 자라 나를 위로해 주는 듯하다.
내일 아침도 마리아가 날 깨울 것이다.